[소설] 김미월 <여덟 번째 방> 후기
짝사랑하던 선배에게 너와 있으면 재미가 없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은 25살, 갓 전역한 대학생 영대가 본인의 꿈을 찾고자,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고자 독립을 선언한 후 월세 10만원짜리 "잠만 자는 방"에 머물게 됩니다. 약 한 달간 잠만 자는 방에 머물면서 본인이 정말 바라는 건 무엇인지, 시키는 대로 튀지 않게 행동한 평범한 내가 잘못된 것인지 고민하며 이 방에 머물던 김지영의 노트를 보게 됩니다. 김지영은 본인이 20살이 되며 살아온 방들을 기록해 놓은 노트들이 담긴 짐 상자 한 박스를 두고 갔고, 이 속에 있는 노트를 영대가 읽는 이야기입니다.
지영은 바닷가 근처 서점을 운영하시던 부모님을 떠나 서울의 대학에 입학해 첫 번째 방에 살게 되는데요. 하숙집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낮아지고 작아지는 방에서 살게 되며 여덟 번째 방까지의 삶을 적어 놓은 걸 볼 수 있어요. 지영의 아버지는 더 높고 넓은 곳으로 가야 한다며 이야기 했지만 어쩐지 지영은 그 반대로만 가게 되었고, 결국 몇 번째일지 모를 잠만 자는 방에 그 기록을 놓고 떠나게 돼요.
저도 20살 때부터 부모님을 떠나서 혼자 지내게 되었는데요. 그런 점에서 내 이야기 같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등장하는 거대한 책 한 권을 읽은 영대의 이야기를 본 저도 아닌 척 말하지만 속으로는 항상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어쩐지 읽다 보면 슬퍼지기도 하고 평범한 게 잘못인가 하며 반발심이 들기도 하는게, 이야기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은 것 같네요. 특히 영대와 비슷한 나이에 이 책을 읽게 되어 주변 상황이 비슷해서 더 나의 이야기, 내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인 것 같아 좋았습니다.
저는 이제 다섯 번째 방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이 다음 저의 여섯 번째 방은 어떤 방일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