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시카 정 <브라이트> 후기
성북전자도서관에 있더라구요.. 성북구 진짜 살기 좋은 곳입니다.
두 책을 본 소감은 한마디로 제시카가 자기가 하고 싶었던 얘기와 해오던 생각을 자기합리화하면서 약간 과장해서 쓴 전기(傳記) 같습니다.
저번 첫 소설에서는 연습생 생활의 후반부에서 데뷔 과정을 보여줬는데요, 이번에는 활동 5년차부터 사업을 시작하고, 탈퇴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에 에필로그를 딱 박아버리고 아예 소설을 끝냈습니다.
솔직히 저는 활동 기간을 좀 더 자세히 보여주길 바랐는데 바로 5년차로 뛰고 결국 탈퇴하는 걸 보고 이 소설은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 하려고 쓴 것 같다는 생각을 조금 했습니다.. 솔직히 책을 쓰는 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해도 진짜 소설을 쓰고 싶었으면 다른 얘기를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냥 케이팝 어쩌고 하면서 본인 입으로 하고싶지만 못했던 말을 다 숨겨놓은 그런 이야기 같아요.
<샤인>과 <브라이트> 두 권을 진짜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제가 케이팝에 관심이 있었고 진짜로 제시카가 9인조 그룹을 탈퇴하고 사업을 하는 것까지 본 입장에서는 결국 자기는 억울하다 이해가 안간다 하지만 잘 살고 있다 어필하려고 쓴 것 같은 느낌이 강해요. 이게 어디까지가 진짜 겪은 얘기고 어디부터가 지어낸 얘긴지 알 수는 없지만요.
이 소설 두 권에서 제일 아쉬웠던 점은 어떻게 해도 주인공 레이첼이 제시카로밖에 대입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책을 읽을 때는 책 속 인물의 모습이나 배경이나 상황 같은 걸 상상해보면서 읽는게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 점에서 완전히 실패했어요. 그리고 거의 1천 페이지 가까이 되는 내용에서 보여주는 건 오직 주인공인 레이첼의 시점과 생각밖에 없습니다. 다른 인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배경이 있는지 알려줄 수도 있었지만 결국 레이첼이 직접 겪어야만 알수 있고 그것도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 판단으로 적힌 글이었어요.
이번 책에도 뒤에 땡스투가 있었는데요. 저번에는 가족과 동생만 특별히 따로 언급했다면 이번엔 부모님, 동생, 타일러 순으로 언급을 해요. 케이팝 전혀 관심도 없고 제시카가 누군지 모르지만 유명하길래 사본 사람이 읽어도 정말 이건 본인의 이야기를 각색한 수준이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멘트를 써놨습니다.
샤인에서 '정유나'라는 케이팝 원로 가수가 나오는데, 브라이트에서도 비슷한 소개로 '정윤아'라고 나오기도 하고, 문장이 이상한 것도 몇 개 있었고 문장부호를 잘못 쓴 것도 있었는데 읽는데는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아무튼 재미는 있어요 ㅋㅋㅋ 저번보다 100페이지 정도 더 길어서 읽느라 시간도 잘 가고..
에필로그까지 실었으니 이제 책은 더 안 내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