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달 전… 도서전에 난생 처음으로 가서 기념으로 사온 책인데요.출퇴근 시간동안 읽어서 5-6일만에 다 읽었습니다. 출퇴근 때 읽을 책은 아주 신중히 고르는 편인데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만원 버스에서 힘든 상황임에도 참고 읽을 만큼 재미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고, 한 손으로 들기에도 크게 무겁지 않거나 들었을 때 불편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죠! 사실 페이지 수가 400쪽이 넘어가서 가벼운 책은 아니었지만 읽기 시작하니까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손목의 고통을 약간은 무시한 채 들고 다니며 읽었습니다 ㅎㅎ

자흐라와 자스 두 인물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데요. 지구가 한 번 ‘붕괴’된 이후 약 400년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이 흐른 후가 배경이에요. 어떤 정부의 체계를 갖춘 의회 아래서 편안하고 안전한 삶을 사는 사람들 중 하나인 자스와 그런 의회에서 방출되다시피 도망가 의회의 승인이 나지 않아 떠돌아다니던 난민들과 함께 사막에서 거주하던 자흐라가 10년 전 전염병으로 인해 우주에 방치된 우주선에 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자스는 10년 전 그 우주선에 탑승했다 살아 돌아온 유일한 승객이었고, 자흐라는 그 우주선에 전염병 바이러스를 퍼트렸다고 비난을 받는 과학자의 딸입니다. 자흐라는 사막의 지도자 애덤의 지시 하에 우주선을 되찾아 사막 사람들의 지구가 아닌 새로운 거주지로 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자스가 탄 달로 가는 우주 여객선의 승객들을 인질로 삼습니다.

자흐라의 과거와 자흐라와 같이 떠나온 사막 동료들의 이야기, 마냥 편안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아 온 자스의 이야기 등 흥미로운 설정과 전개가 있었습니다.

내용도 전개도 재미있었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건 당연히 표지였는데요. 우주복을 입은 사람들이 있는 표지는 제 기억에서는 처음 본 것 같아서 구매했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우주선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솔직히 마지막 결말이 너무 앞으로 펼쳐진 미래는 희망찰 것이라는 느낌이라 거기서 조금 아쉽다고 느끼긴 했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영화 13층은 매트릭스 1편과 마찬가지로 1999년 개봉한 작품인데요, 안타깝게도 세계적으로 흥행한 매트릭스는 미국 기준으로 3월에 개봉한 반면, 이 영화는 5월에 개봉해 약간은.. 비운의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13층이라는 제목이 어떻게 보면 잘못 지은 제목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아무튼 이 영화의 내용은 주인공 더글라스 힐이라는 남자가 가상 세계에 접속해 본인이 사는 세계에서 죽은 남자(힐이 근무하는 회사의 대표)를 누가 죽였는가 파헤치는 스토리입니다. 그 가상 세계의 시간 배경은 1937년이고요. 애초에 이 가상 세계를 만든 회사의 회장이 원하는 연도를 구현해 낸 건데요. 가상 세계에 접속하기 위해선 어떤 기계 장치에 누워서 뇌를 스캔하고, 내가 그 세계에서 될 인물의 뇌와 연결(다운로드)하게 됩니다. 그 인물은 실제 세계의 '나'가 접속해 있는 동안에는 꿈을 꾸는 것처럼 아예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애쓴다면 기억해낼 수 있다는 설정이에요.

 

중반부터는 그 세계의 결점이 밝혀지고, 실제 세계라고 믿었던 세계 또한 가상 세계라는 게 밝혀지는데요. 인셉션에서처럼 3단계로 들어가는 구조였습니다. 결국 가상 세계 속의 가상 세계로 접속한 것이었고, 실제 인물이라고 믿었던 더글라스 힐은 가상 세계 1단계, 그 더글라스 힐이 접속한 가상 세계는 가상 세계 2단계 였던 셈이죠. 액자식 구성이네요..

 

저는 보면서 매트릭스 + 인셉션 의 설정이라고 느꼈는데요. 마지막 부분에서 이해가 안 되는 게 더글라스가 실제 세계로 오게 된 거였어요,.. 가상 세계 속에서 죽으면 그 가상 세계 속 인물이 실제 세계의 인물이 되는 설정인가 봐요.

 

마지막에서 보여준 실제 세계는 2024년인데요. 2024년엔 범죄율이 낮다네요... 25년 전에는 그렇게 예상했나봐요....

 

 

13층이라는 제목과 연결되는 내용은 크게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더글라스 힐이 근무하는 사무실 층이 13층이라고 보여지는 것 외에는 와닿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ㅎㅎ

 

왓챠에서 무슨 영화를 볼까 하다가 "미녀 삼총사"를 봤습니다. 초반에 비행기 장면에서 또 드라마를 영화화했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영화 보고 찾아보니까 실제로 시리즈로 인기 많던 걸 후속편 느낌으로 영화로 제작했다고 하네요.

 

이름에 걸맞게 미녀 삼총사가 등장하고.. 정말 무슨 정예요원처럼 컴퓨터 기술도 다루고 몸싸움도 잘하고 무기도 잘 쓰는 괴물 캐릭터 셋입니다. 보면서 너무 sexy한 걸 보여주려고 각잡고 찍은 장면들이 많아서 약~간 이게 맞나 싶긴 했지만 2000년도 영화니까요. 시리즈에서는 이정도까진 아니라네요.

 

이 영화가 흥행했는지 2020년에 3편이 나왔더라구요. 2편까지는 같은 인물들이 나온다고 해서 볼 생각이 있지만 3편은 안 끌리네요.. 이래놓고 또 볼지도 모르겠지만요. 

 

나름 수사물과 액션물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사건에 반전(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수준)도 있고, 액션 씬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thin man은 좀 ... 저 여자 셋 대사처럼 크리피 씬 맨이었어요. 뭔가 얼굴 표정이 과한 것 같은데 캐릭터를 잘 잡은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왠지 CGV 어플에서 봤던 것 같은 포스터다 싶었는데, 올해 나온 거였더라구요.

 

영화는 제목 그대로 70년대의 한 토크쇼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잭 델로이라는 어떤 연예인/고위층이 속한 비밀 단체에 들어가 있다는 루머가 도는 MC의 토크쇼인데요. 만년 2위를 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비흡연자인 아내가 폐암으로 죽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1달간 휴식기를 가진 후 돌아오게 됩니다.

 

방송계로 다시 돌아온 이후에 점점 더 인기를 잃어가던 잭 델로이는 할로윈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는데요. 심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크리스투, 마술사였다가 이제 그 반대 단체에 속하게 된 카마이클, 악마를 섬기는 집단에서 홀로 살아 나온, 속에 악마가 숨어 있다는 릴리와 그 릴리의 후견인으로 있는 연구자 준 박사까지 게스트로 초대합니다.

 


무서워하면서도 재미있게 봤는데요. 가장 좋았던 포인트는 디테일이었어요. 토크쇼가 진행될 때는 70년대가 배경인 만큼, 화면이 3:4 비율로 보여지고 토크쇼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는 다시 16:9로 변해서 온오프를 화면만 보고도 구분할 수 있었구요. 방송은 컬러지만 쉬는 시간은 흑백 화면이라 더 잘 구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가장 무서웠던 포인트가 이어지는데, 마지막에 악마로 인해 잭 델로이가 환영을 볼 때는 화면이 컬러입니다..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에게 꿈에서 깨어나게 해달라, 당장 TV를 꺼라 경고하는데요. 이게 진짜 영화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화면에 송출되는 내용만으로 모든 걸 알 수 없고, 다 짜고 치는(?) 방송을 너무 믿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또, 어느 시대든 어느 나라든 항상 있는 음모론이 여기서도 나오는데요. 잭 델로이가 진행하는 토크쇼의 상징도 올빼미인데, 잭 델로이가 속해있다고 소문이 돌던 그 비밀 단체의 상징도 올빼미입니다. 어떻게든 서로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모르는 새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에 노출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유튜브에 보면 해설본을 누가 찍어서 올려 놓았던데, 그것도 흥미롭게 봤으니 궁금하시면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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