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면접을 본다는 설정이 흥미로워서 읽게 된 책입니다.
거의 이틀만에 다 읽었던 것 같아요.
이 세계관에서는 아이를 낳더라도 키우기 어렵거나, 키운다는 것 자체에 부담이 있는 부모들이 있고
그렇게 방치되거나 버려질 수 있는 아이를 데려다가 키워주는 정부 시설이 있습니다.
그곳에 사는 아이들은 시설에 들어간 월에 따라 이름을 부여받게 되는데요. 주인공인 제누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순서 등에 따라 뒤에 숫자가 붙게 되고, 다들 코드네임으로 생활하는 시설이에요. 이 시설에는 최대 17세까지 머물 수 있는데, 그 전에 부모 면접인 페인트를 받아 입양을 가거나, 스스로 사회에 나가게 되는 구조입니다.
제누는 시설의 문제아나 마찬가지인데요. 부모 면접 자체를 거부하거나, 너무 까칠하고 까다롭게 굴어서 시설을 졸업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머물고 있는 아이에요. 페인트 최종 단계까지 갔다가도 마지막에 제누는 결국 스스로 살아가기로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실제로 아이들이 태어난 가정에서 살지 않고, 부모를 직접 선택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나 방식, 그 전까지 지내고 배우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당연히 정부 시설이기에 공무원 급의 어른들이 시설을 관리하고, 아이들을 관리하는데 여기 나오는 인물들처럼 책임감을 가지거나 애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 가능성도 있겠고, 정부지원사업이 의례 그렇듯 초반에만 바짝 관리하다 나중엔 방치될 수도 있다는 문제점도 클 것 같습니다. 특히나 초기 도입 시에는 명확한 기준이나 체계도 없을 거고요.
제누가 성장하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 관리인들이 겪는 어려움, 그들만의 성장도 재미있지만 오히려 이게 제가 사는 동안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더 흥미롭게 봤습니다.
제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지도 생각해봤는데요.
저는 우선 다정한 사람들이고, 적어도 대학까진 졸업한 지식인들이길 바라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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