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놓고.. 종이 색이 바래질때까지 방치해놓은 책을 읽었습니다..
이 표지가 대체 뭘 그려놓은 걸까 궁금했는데 아마 곤의 한쪽 어깨가 아닐까요?
처음에 술 마시고 다리를 건너다가 전화기를 떨구고 그걸 주우려다 물에 빠진 여자가 나오는데요, 그 여자를 구해준 게 곤이었습니다. 곤은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호수에 빠져 죽을 운명이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갑자기 생긴 양쪽 목의 아가미로 인해서 살게 되고, 강하와 강하의 외할아버지가 곤을 주워서 키워줍니다. 당연히 아가미가 있다는 사실부터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데 거기에 더해서 온 몸이 햇빛을 받으면 비늘처럼 반짝반짝 빛나니까 결국 신분도 없었던 곤이는 집안에서 주로 생활하면서 어린 강하와 함께 가끔 시장을 가거나 하면서 단조롭게 삽니다.
강하는 어린 시절에 엄마가 친정에 버리고 가서 할아버지와 둘이 지내고 있던, '곤'이라는 이름을 직접 지어준 인물입니다. 결국 그 이름으로 부른 적은 없는 것 같지만요. 그런데 강하를 버리고 갔던 엄마 이녕이 인생을 아주 단단히 말아먹고 돌아와서 집에서 약을 하다가 죽게 되고 이녕이 죽을 때 옆에 있던 곤은 강하의 말을 듣고 동네를 떠나서 대학생들이 엠티로 찾지 않을 때는 아주 한가한 동네에서 가게 일을 도와주며 몰래 살고 있었습니다..
곤이 구해준 여자는 곤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렸다가 강하와 만나게 되고, 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요. 꽤 오랫동안 그 동네에서 지냈지만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날 할아버지를 찾으러 가게로 돌아간 강하를 마지막으로 보고 곤에게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생각으로 곤을 찾았고 결국 강하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전에 한번 사자마자 펼쳐서 한 세페이지 읽고 덮었었는데요.. 몇년 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읽으니까 너무 재미있었는데 찾아보니까 청소년 문학이더라고요. 청소년 문학이 어디부터 어디까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사람이 죽고 약을 하는 내용도 상관이 없는 걸까요?
제일 좋았던 부분 공유할게요
사실 그들에게 붙은, 언제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은 임의의 이름 같은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모두 살아있었고, 살아있는 건 언제 어디서라도 그걸 부르는 자에 의해 다른 이름을 가질 수 있었으며, 곤에게 의미 있는 건 그것을 뭐라고 부르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오래도록 또는 눈부시게 살아 숨 쉬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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