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우연히 봤다가 산 책인데요.. 3일만에 읽었습니당

작년에 아마 신간 소개 페이지에서 봤던 것 같아요. ㅋㅋ 장바구니 담아놨다가 이번에 사서 읽었습니다.
테러범인 남자가 유배를 가기 전날에 어머니의 집에 가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난 얘기를 듣는 걸로 시작하는데요. 아버지는 이미 알콜중독으로 4년 전에 사망한 데다가 아들과 아내를 때리고 괴롭혀서 남자는 아버지 얘기는 듣기 싫어하지만 어머니가 해주는 이야기를 들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듣기 시작합니다.
어머니가 해주는 얘기는 '리센코'라는 후작이 250명의 아이들을 러시아의 가장 추운 곳 투루한스크로 데려가서 '홀로드나야'라는 임의의 마을을 만들어서 실험하는 얘기인데요. 리센코는 사람이 직접 획득한 어떤 형질이 유전된다는 자기만의 신념을 가지고 '한랭 내성'을 가진 아이를 키워내서 그들이 낳는 아이들로 러시아 최강의 군대를 만들어내겠다고 황제에게 약속해서 엄청난 비용을 후원받으며 20년간 연구를 시작합니다. 그 때 데려간 아이들은 1살부터 9살까지, 인종도 다양한 아이들이었는데 그들 모두에게 아주 얇은 내의만 입게 하고 매일 찬물에 입수를 하게 합니다.
어머니인 '케케'는 1살 때 물에 빠졌지만 살아나서 '기적의 케케'라고 불리면서 후작의 기대를 삽니다. 결국 케케는 나이가 차서 '베소'라는 한랭 챔피언인 베소와 아이를 두 명이나 낳았지만 그 두 아이는 모두 병에 걸리거나 추위를 견디지 못해 죽었고, 케케는 밤에 도망칩니다. 비슷한 시기에 리센코가 약속한 20년의 시간이 다 되어가자 결국 리센코는 홀로드나야를 정리하고 연구한 자료와 작성하던 논문만 챙겨서 베소와 함께 도망칩니다.
따로 도망쳐 나온 케케랑 베소가 어떻게 다시 만나서 같이 살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읽다보면 케케의 얘기를 듣는 남자가 베소와의 사이에서 나온 아들이 아니라 리센코의 아들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남자는 어떤 신문의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스탈린'이라는 이름을 새로 얻게 되었다고 마지막즘에 언급하는데요, 결국 소비에트연방을 세워서 리센코가 했던 유전 실험을 미래에 똑같이 합니다.
당연히 실험을 하고 비교를 해야 하니까 실험군 대조군이 있어야 할 거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읽으면서 생각은 못헀는데, 후반부에 수도원에서 탈출한 케케가 이미 죽은 나타샤, 리자를 만나고 죽은 아이들까지 만난 데다가 케케를 만나게 되면서 아무런 실험을 당하지 않은 대조군들이 멀쩡하게 살아있는 걸 보는게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실제로 소련에서 일어난 유전 실험을 토대로 소설을 쓴 것 같아요. 작가가 의대를 나와서 더 자세히 알고 재미있게 쓸 수 있었지 않았을까요..? 뒤에 부록으로 소설 속 문장과 실제로 스탈린이 한 말을 비교해서 문장의 출처를 보여주고, 작품과 연계된 역사 연보를 보여줘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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